응급실에 23세의 미혼 여성이 배가아파서 부모동행해서 왔습니다.
진찰을 하려고 배를 보니 웬 처녀배가 남산만 하더군요
구토나 설사도 없고 오늘 갑자기 배가 아프다는데....
심상치 않은 배크기에 바로 초음파를 갖다 대 봤습니다.
뱃속에는 만삭이 되어 바깥세상을 보고파 하는 아기가...
부모는 딸의 임신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더군요
그냥 살이 쪄서 배가 나오는 줄 알았답니다.
본인도 몰랐을까요? 그럴리가 있겠습니까?
사연인 즉슨 열달 전에 친구들과 나이트에 갔다가
술김에 그만 원나잇스탠드를... 그것도 당시 숫처녀의 몸으로 말입니다.
그리곤 임신이 되었는데 이 미련 곰팅이같은 여자가 이걸 빨리
해결할 생각을 안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분만일 까지 온겁니다.
애기 아빠의 이름도 얼굴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.
여인은 분만을 했고 그 아이는 홀트 아동복지회에서 데려갔습니다.
그 여자는 지금쯤 누구에겐가 시집을 갔겠지요? 그아이는 지금쯤
9살은 됐을텐데 어디서 자라고 있을까요?
당신은 기억 안나는 원나잇스탠드 상대 여인이 혹시 없습니까?
당신의 아이도 지금쯤 어디서 엄마 아빠도 모른 채 자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.
당시만 해도 사후 피임약이라는 게 없어서 이런 불행이 생겼을지 모릅니다.
요즘은 응급실에 사후피임약 처방해주세요 하고 오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
기가 차는 건 중고등학생 정도의 어린 애들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.
가끔 남자가 타러도 옵니다. 성관계 후 72시간 안에 한알만 복용하면
임신을 막을 수 있다는 약입니다. 노레보 라는... 그러나 처방전 없인 안판다는 거.
원나잇스탠드 좋습니다. 뭐 그럴 수 있다고 칩시다.
그러나 그 결과로 당신의 후세가 당신도 모르게 지구상 어딘가에서 자라고 있다면?
조심하세요.